삶의 잔영 192

대만 친구

회사에서 직원으로 근 20년을 생활했다. 2010년에 퇴사하기 전까지 다른 업무를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국제영업 부서에서 수출 업무를 했다. 사람들과 어울려 놀기를 즐기는 성향이 아니라서, 퇴사 후에는 가급적 전화나 연락처를 노출하지 않고 지낸다. 그러면서 7년이 지나갔다. 재직시 근 10년 동안 중화권 파트너로 매일 연락하며 지내던, 타이완 친구(Agent 사장)가 생각나 메일로 연락을 해봤다. 회사 근처에서 칼국수도 먹고, 시내에서 술도 마시고, 노래방에서 대만가수 등려군의 월량대천아적심이란 노래를 부르던 기억이 새롭다. 사적인 영역의 대화에서 친근함이 느껴지던 친구다. 그는 내가 퇴사하고 나서 나의 연락처를 회사 동료들에게 여기저기 물어봐도 아무도 모르더라고 하면서 반가워한다. 내가 사진을 보냈더니..

봄엔 꽃 구경 - 지리산 花開에서

꽃잎 열리고(花開) 천지 그 안에 들다 온 세상 꽃 물결 빈손으로 화사하다. 나풀대는 흰 벗꽃 캔버스 노랑 개나리, 연분홍 복사꽃 온갖 야생화, 잡풀 꽃들이 들어오다 가느다란 바람결 속 나풀 나풀 빙그르르 내려 앉는 꽃잎의 춤사위 봄에는 꽃 천지 정신줄 울렁대다. 이맘 때 붐비는 사람들로 들어가면 나오기 힘든 지리산 화개 골짜기에서 이틀을 갖혀 지냈다. 칠불사에서 점심 공양도 하고, 어슬렁 주변을 걸으면서 바람을 쐬었다. 집사람과 딸아이와 같이 즐거운 나들이였다. 화개장터 가게에서 벚굴 처음 먹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