問道禪行錄/김미루
빵은 사먹어도, 책은 잘 사지 않는다. 지식을 쌓는다고 인격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수십년을 살아 봐서 안다. 그리고 머리속에는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더 어렵고 더 가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비우는 연습인 명상을, 어머니 돌아가신 5월 부터, 매일 아침 20분씩 하면서, 여러 잡다한 것들로부터 멀어지고자 더 노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을 보면 재미도 있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아이들이 게임하면 게임하지 못하게 하면서, 본인은 책 읽는데 빠져 있다면, 이건 아이들이 게임하는 것과 같다. 재미 있고, 지식을 좀 쌓을 수 있지만, 별로 큰 줄기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게임이 나쁘지 않듯이 독서도 나쁘지 않다.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는 것도 같다. 지금 내가 가는 길에 서서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