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잔영/책

問道禪行錄/김미루

자작나무. 2020. 9. 9. 10:40

빵은 사먹어도, 책은 잘 사지 않는다. 지식을 쌓는다고 인격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수십년을 살아 봐서 안다. 그리고 머리속에는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더 어렵고 더 가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비우는 연습인 명상을, 어머니 돌아가신 5월 부터, 매일 아침 20분씩 하면서, 여러 잡다한 것들로부터 멀어지고자 더 노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을 보면 재미도 있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아이들이 게임하면 게임하지 못하게 하면서, 본인은 책 읽는데 빠져 있다면, 이건 아이들이 게임하는 것과 같다. 재미 있고, 지식을 좀 쌓을 수 있지만, 별로 큰 줄기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게임이 나쁘지 않듯이 독서도 나쁘지 않다.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는 것도 같다. 

지금 내가 가는 길에 서서 바라보는 내 생각이다.

 

다만 가끔 자기 삶의 여정에서 참조할 만한 책들이 있다. 자기 생각을 타인에 비추어 되돌아 본다든지, 내가 또라이인지, 사회에서 정상에 해당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사회가 정상이 아니고, 내가 정상인지 등을 가늠해 보는데 참고가 되는 책이다. 

 

책을 한권 샀다. 김미루의 책, 문도선행록이다.

 

20년 쯤의 회사 생활에서 애를 많이 먹으며, 힘들게 생활한 기억이 있다. 다행히 지금은 그런 생활에서 빠져나와, 살아가고 있다. 그 모든 어려움은 다 내게서 생긴 것이고, 내 생각의 묶음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런 것들을 바꿀 마음도 없고, 유전적으로 타고난 기질에 기반한 퍼스낼리티를 바꾸기도 어렵다.  돈의 철학에 얽매이지 않은 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지는 것은, 이같은 나의 체질 때문인지 모르겠다. 

 

세속에서 살아가면서, 돈을 벌지 않으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되기 쉽다. 돈이 최종적인 목표가 되는 것은 천박하지만, 돈없이 세상 살아가기는 더 힘들다.  살아가면서 돈과 다른 가치있는 것들이 섞여있는 혼잡한 여정에서, 어느 길이 올바른 길일까. 돈 세상(or Crazy world)에서 돈과 다른 가치들 사이에서 어느 지점에 자신을 포지셔닝해야 하는가. 

 

기대감과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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