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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놀이 - 무우 짠지, 고추씨 양념

코로나로 어디 가지도 못하고, 어제는 일하고 나서 목 디스크 통증이 재발해서 고생하다가, 오늘은 그냥 헛짖거리를 해봅니다. 형님이 시골에서 기른 무우를 한자루 줘서 김장할 때 쓰고 한개씩 먹었습니다. 조금 작은 무우인데, 남은 무우가 썪을 것 같아서 집사람이 무우 짠지를 만들어 봅니다. 엄마가 준 항아리를 기념으로 가져와 보관하다가, 이 곳에 짠지를 만듭니다. 해본적이 없어서 인터넷을 보고, 친정 어머니에게 물어서 대충 합니다. 무우를 넣고 소금을 뿌려 놨다가, 물이 조금 생기면, 소금물을 만들어서 붓고, 고추씨를 뿌리고, 그 위에 산에서 꺾어온 대나무 가지를 넣고, 마지막으로 내가 주워다 놨던 돌덩이를 소독해서 눌러 놓았습니다. 이게 맞는 방법인지 모르겠습니다. 집사람이 무짠지 만든다고 5천원 주고 고..

산소 주변 정리 II

코로나 확진자가 1,030명이라고 합니다. 순식간에 천명을 넘어섰습니다. 노약자에게는 감염되는 순간,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고, 생사를 가를 수 있는 심각한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면역 체계가 강하지 못한 편에 속하는 우리는 걱정이 됩니다. 십이월 둘째 주 토요일인 어제에 이어, 오늘도 당진에 다녀왔습니다. 어제는 혼자 트럭을 가지고 가서, 산소의 소나무 몇 그루를 베어 내고, 정리했습니다. 아침 늦게 일어나서 밥도 먹지 않고 떠나, 당진 시내 마트에서 누룽지 1봉지를 사서, 산소 밑에 자리를 펴고 누름밥을 만들어서 먹었습니다. 그릇에 물을 끓이고 누릉지를 넣었는데 금방 물이 다 흡수되어 다시 물을 넣습니다. 잠시 후에 뚜껑을 열어보니 또 물이 없고 양이 엄청 많아졌네요. 다시 물을 넣고, 이제는 물이..

산소 주변 정리

쉬는 날 시골집 뒷산의 부모님 산소 주변을 정리합니다. 리기다 소나무의 그늘로 잔디가 자라지 못하는 것 같아, 몇 그루 베어냅니다. 그리고, 잡목들을 베어내서 조금 산뜻하게 하면 좋겠습니다. 진액이 많은 소나무는 겨울철에 베어야 송진이 덜 나와서 작업이 수월합니다. 송진이 톱날에 엉겨 붙으면 톱질에 힘이 듭니다. 저 숲은 한국 토착종인 홍송과 더불어, 내가 어렸을 적, 사방공사 때 심은 리기다 소나무가 혼재합니다. 사방공사는 아마 1970년대 초반 쯤에 전국적으로 실행된 산림녹화 사업의 일환이었습니다. 속성으로 자라는 리기다 소나무가 수종으로 선정되어 전국에 심겨졌습니다. 산업화 이전 많은 사람들이 농촌에 살고 있을 때, 사방공사에 동원되었고, 밀가루같은 물품을 받아오기도 했습니다. 저는 아직 어릴 때라..

가을에

하루 하루 쳇바퀴 돌아간다 처음 돌리기 시작한 어린 시절엔 신기한 것, 재미있는 것에 눈을 맞추었지 청년 시절엔 여기 저기 멋진 아가씨들 모습이 눈알에 맺히더니 돈을 좆아 허공에 눈의 촛점을 잃어버린 순간부터 쳇바퀴가 나를 돌리지 그저 돈 다발이 있는 곳으로 돌리고 돌리지 살아가는 의미는 어떤 것일까 의미가 있기나 한 것일까 어떻게 살아야 바른 삶일까 바른 삶의 정형이 있을까 시간이 있는데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시간이 쉽게 지나가는데 시간 보내기는 쉽지 않다 내가 생각했던 그런 거는 이 세상에 없는 것인가 가을 잎새 떨어지면 뱉는 이런 넋두리들은 별 의미도 없고 지나가면 그만이긴 하지 그래도 해마다 떨어지는 잎새에 실려오는 이런 넋두리는 봄여름가을겨울이 해마다 돌고 돌듯이 그리고 저..

솜틀집

지난 토요일 새벽에 일어나 서울 중랑구에 있는 솜타는 집에 가서 오래된 솜을 탔다. 내용은 모르겠고, 집사람이 그곳에 가서 타야한다고 해서 7시쯤 도착해, 한참을 기다려 솜을 이쁜 떡 모양으로 만들어 왔다. 어려서 고향 읍내에서 솜틀집을 보고 오랫만에 솜틀집을 본다. 요즘도 솜이불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기는 한가 보다. 시집올 때 가져온 솜이다.

코스모스 핀 고향집

쾌청한 가을 날씨에도 어디를 가기가 편하지 않다. 팬데믹 시대에 모두가 겪어야 하는 어려움이다. 일요일 오랜만에 다니던 절에 다녀왔다. 아무도 오지 않아서, 혼자 법당에서 부처님께 삼배 올리고, 빈 법당의 고요함 속에서 20분쯤 앉아 있으려는데, 밖에서 두런 두런 소리가 들린다. 다섯 명의 법우님들이 오셨다. 그 중 가장 어른이시고 부처님을 신심으로 믿는 거사님이 계셔서 스님없이 법회를 진행했다. 절 마당에 내려가 보니, 오랜 동안 선방에 계신 스님께서 탁자를 펴고 계시다. 스님을 도와 탁자를 펴고, 스님께서 차를 주셔서 다 같이 차를 마셨다. 주지 스님이 공석으로, 선방에서 공부하시는 스님께서 부득이 일을 하는 것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절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고향 빈집은 코스모스가 뒤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