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71

봄이 오면 봄나물

봄나물이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산에 살게 되면 쌀 한 가마니와 된장 고추장 간장 조금씩 준비하고 일년은 무사히 지낼 것 같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봄이 설레게 하는 일, 산나물 들나물을 찾아서, 가까운 산, 원평리 지나 삼봉산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나물을 뜯습니다. 바디나물 쉽싸리 미나리냉이 엉겅퀴 개미취 참취 생강나무잎 둥글레새순 짚신나물 뱀딸기새순 양지꽃 으름덩굴 소리쟁이 고들빼기 씀바귀 고비 광대나물 질경이 쑥 쇠뜨기 지칭개 국수나무순 개망초 지천입니다. 이걸 손질해서 제가 나물 반찬을 만듭니다. 연습은 직접해야지요. 소리쟁이는 아욱 대신 된장국을 끓여 먹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대로 해봅니다. 양념이래야 매번 같습니다. 된장 고추장 들기름 깨 매실액 개복숭아액 마늘 그냥 비벼서 무칩니다. 이건 엉..

초기불교, 대승불교 II

인도대륙에서 불교의 쇠퇴 13세기에 들어 인도에서 불교가 사라지는데, 그 원인을 설명하는 여러 설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이 이해할 수 있다. 이슬람의 침공과 스님들에 대한 핍박, 불교의 힌두교화, 불교는 상류층 중심으로 민중에 뿌리를 내리지 못함 등의 원인으로 불교의 고향에서 불교는 사라지게 된다. 힌두교와 불교의 상호 영향 보살에 대한 초월적 신격화가 이루어지고,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등의 보살이 구원자로서의 위치에 자리한다. 천수관음보살은 힌두교 신의 모습과 거의 동일하다. 즉 힌두교의 신이 들어와서 불교화되고, 힌두교의 만트라(진언)가 불교화되는데 능업주, 신묘장구대다라니가 불교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러다보니 불교와 힌두교의 차이가 사라지고 불교가 따로 존재할 필요가 없어져서 흡수된다. ..

초기불교, 대승불교

요즘 우리나라에 초기불교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불교 수행을 하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방법론적 혼동에 빠질 수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올바른 길을 찾는 노력을 하다보면, 자연히 새로 유입된 체계에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 기존의 방식에서 만족하지 못하거나 올바르지 못한 것들을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초기불교 초기불교는 부처님 입멸 후 대략 100년쯤 까지를 의미한다. 2차 결집기인 입멸 후 100 년쯤에 불교 교단이 여러 부파의 불교로 쪼개지는데, 대개 인도에서 불교가 사라지는 13세기 초까지를 부파불교시대(BC4, 5세기 ∽ AD13세기)라고 한다. 부파불교 시대 초기불교 시대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구전으로 전승되어 오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한가지로써 분파가 존재하지 않..

천리포수목원

코로나 이후 집에서 보내는 날이 많다. 자연히 조금씩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아내와 딸과 셋이서 1박 2일 시원한 바다를 보러 갔다. 2월 20-21일(13도 16도 쾌청한 날씨) 천리포 앞 닭섬 ? 계도 ? 딸래미 머리도 바람이 좀 통해야 하고... 천리포 수목원을 조성한 민병갈님. 외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참된 삶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람은 살다가 죽는 것이다. 가끔 이런 분들의 삶의 여정을 생각해보면, 헛길로 빠지는 일은 없을 듯하다. 요 위에 흰 천을 펼쳐 놓았다. 어디를 가든 항상 면인지 광목인지 넓은 천 2장을 가지고 다닌다. 숙소인 펜션에서 잠잘 때, 요위에 1장 이불 밑에 1장을 펼치고 그 사이로 들어가서 잤다. 침구를 매번 세탁하거나 이불 시트를 갈아주지 않을 것 같아서 ... 오랜만에 딸..

여행/국내여행 2021.02.21

스웨덴 요나 징통Jonna Jinton 유튜브

우연히 보게된 유튜브 채널, 스웨덴 요나 진톤Jonna Jinton의 유튜브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Ak3t7WHs2zjsZpopox8Taw 북극에 가까운 스웨덴의 산림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낸다. 그 영상에 표현된 자연의 장대함, 고결함, 그리고 순수한 에너지와, 그 숲속 영혼의 순결한 노래가 가슴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도시에서 자란 아가씨, 요나 진톤Jonna Jinton이, 마치 우리나라의 지리산으로 들어가 사는 사람들 처럼, 도시의 문명 생활을 비껴, 그녀의 어머니가 태어난 곳이며, 선조들 고향인 숲속 마을(Grundtjärn, 그룬찬)로 들어가 살면서 올리는 유튜브 영상이다. 그곳에서 살며 10년쯤 세월이 흘렀나보다. 아마 30대 초 중반..

천장암에서

햇볕이 문살에 걸린 산사의 작은 방에서 차 마십니다 엷은 색 우려 내 몸 발그레 물들입니다 방안의 차향 내 마음 물들어 갑니다 향긋한 차향에 물든 시간 일요일 오후입니다 하루 하루가 오늘처럼 찻빛 향기 물든 날들이기를 기대합니다 모두 아름답고 신비로운 세상입니다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야지요 산사 돌 담장 아래 겨울 햇볕을 즐기는 냥이들 셋이 형제로 이곳이 고향입니다. 몸을 맞대 햇볕 알갱이를 잡아품어 공유합니다.

공(空)과 무아(無我) II

용수의 중론과 대승의 공 용수의 중론이 나오면서 공사상이 활발해졌고, 대승에서 부파불교를 비판하면서, 너희는 아공은 되었지만, 법공이 안된다라고 비판하게 된다. 초기경전에서 법을 실체화하지 않았지만, 부파불교에서는 법을 좀 실체화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초기경전의 '뱀의 비유경'에, ’비구들이여, 그대들에게 뗏목에 비유해서 법을 설하리. 그것은 강을 건너가기 위함이지 움켜지기 위함이 아니다‘라는 구절이 있다. 부처님께서 설한 의미는 ’법은 건너가기 위한 수단이지, 집착하거나 이것만이 실체다'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연기가 공이다 중론에서 “조건에서 생겨난 법, 나는 이것을 공성이라 한다” 라고 했다. 이것은 ’조건으로 생겨난 것은 영원히 존재하는 실체가 아니고, 조건이 소멸하면 사라진다..

공(空)과 무아(無我)

부처님 재세시 인도의 대표적인 사상으로는, 고정 불변의 브라흐만을 궁극의 실체로 보는 영원론적 전변설과, 물질의 조합이 해체되면 그 존재는 소멸한다고 보는 단멸론적 적치설이 있었다. 불교의 무아는, 그 존재의 작용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고정 불변의 실체가 없다는 것으로, 전변설과 적치설의 이해를 바탕으로 무아를 이해하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불교는 단별론과 영원론을 배척하고 연기적(=상호 의존적 = 조건 발생적) 생과 멸의, 중도를 이야기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전변설 : 브라흐만이라는 본질적인 것으로부터, 변해서 나온 개개의 존재가 개아(個我)이며, 그 개아가 윤회한다. 그 브라흐만과 아뜨만의 일치, 즉 범아일여(梵我一如)가 해탈이다. 이러한 우파니샤드 사상은 이후의 힌두교에 ..

키르키즈스탄 비쉬케크 가는 길, 1998년

세상이 내 맘대로 될리 없다. 몇 개월 마다 이직과 이사를 반복하고, 몸도 마음도 유목민처럼 떠돌던 시절이었다. 30대 중반 대략 5년간이다. 어느 잡지에서, 그곳 키르키즈스탄에서 사업하면서 살아가는 교포의 기사를 읽은 것이 발단이 되었다. 천리안 시대라서, 다양한 정보는 수집하기가 어려웠고, 그곳에 가면 뭔가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안정되지 못한 나의 유목민적(어느 면에서는 허황된) 기질은, 가능성을 좆아서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에서 다른 이들보다는 조금 익숙한 상태였다. 문제는 경제적인 준비가 제대로 안된 입장에서 일을 벌이는 것이었다. 한편으론 막연하고 무모했지만, 나는 아직 젊었고, 현실을 내 방법으로 헤쳐나가기로 했다. 구소련이 붕괴하고 채 10년이 되지 않은 시기였고, 키르키즈스탄은 신생 독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