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잔영/일상

코스모스 핀 고향집

자작나무. 2020. 10. 12. 20:34

쾌청한 가을 날씨에도 어디를 가기가 편하지 않다.

팬데믹 시대에 모두가 겪어야 하는 어려움이다.

 

일요일 오랜만에 다니던 절에 다녀왔다.

아무도 오지 않아서, 혼자 법당에서 부처님께 삼배 올리고,

빈 법당의 고요함 속에서 20분쯤 앉아 있으려는데,

밖에서 두런 두런 소리가 들린다.

 

다섯 명의 법우님들이 오셨다.

그 중 가장 어른이시고 부처님을 신심으로 믿는 거사님이 계셔서

스님없이 법회를 진행했다.

 

절 마당에 내려가 보니, 오랜 동안 선방에 계신 스님께서 탁자를 펴고 계시다.

스님을 도와 탁자를 펴고, 스님께서 차를 주셔서 다 같이 차를 마셨다.

 

주지 스님이 공석으로,

선방에서 공부하시는 스님께서 부득이 일을 하는 것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절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고향 빈집은 코스모스가 뒤덮여 멋진 모습을 연출한다.

아무도 살지 않는 집에 꽃대궐이라니...

(절에서 시간을 마무리하고 시골집에 잠깐 들르다)

 

 

 

 

 

 

 

 

코로나로 발길이 끊긴 산사.

고즈넉한 절의 풍경에

사람은 왜 이렇게 살아가야 하나  

하는 쓸쓸한 물음이 가슴에 돌을 던진다.

내가 지금 사는 삶의 방식이 가끔 싫어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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