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잔영/지리산 빈집살이 & 여행

지리산 작은집 III(부처님 오신날)

자작나무. 2012. 5. 29. 17:48

어제가 부처님 오신날이다.

 

2년 전쯤에 나는 구안와사로 많은 고생을 했다. 그즈음 회사생활도 접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생활이었다. 불면증과 더불어 구안와사는 견디기 힘든 상황으로 나를 몰고 갔다. 눈감고 잠들어 잠시나마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싶어도 그것이 나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나에게 휴식이 없었다. 눈감으면 죽음에 대한 생각과 공포가 계속 머리를 더나지 않았다. 

 

그때 조그만 사찰의 스님을 알게되면서 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청정한 생활을 이어가는 스님들을 보면서, 말로하는 법문을 듣지 않아도 마음이 맑아졌다. 그 뒤로 몸과 마음이 어느정도 치유되면서 몇차례 절을 찾았다. 이번 지리산 방문길에 그 절을 찾아 사시 예불에 참여하고, 점심(공양)을 먹었다. 오신채도 쓰지 않는 절집의 음식이 내가 먹어본 음식중에 제일로 맛나다는 것은 참으로 산뜻한 경험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예불에 참여하고 밥도 먹었다. 전에 뵈었던 스님들은 무문관 정진중이어서 보지는 못했다. 2 년 후에 스님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머무는 지리산 속의 작은집에서 2박 3일 편안히 쉬고 돌아왔다.   

 

작은 절

 

우편함과 수련.

 

안에는 어떤가 ?

 

나는 누구인가 ! 창문밖 머루덩굴이 싱그럽다.

 

예쁜 방문. 문고리

 

 

 

                                                                                         내가 머무는 집


             처마 밑 풍경음 잔잔한 떨림으로

             풀잎 끝에 맺히고

 

             저기 침묵의 문 지나 번뇌를 여윈 토굴 앞뜰엔

             스님의 목탁소리 고요하네

 

             이른 새벽 스님의 독경 소리는 세속의 苦 사르는 해탈향되어

             멀리 아래 마을로 퍼져가네

 

            잔잔한 바람이 허공을 가르고

            나는 지금 여기 방안에 있어라


 

집으로 들어가는 마을 어귀. 나무잎이 만든 둥근 공간을 통해 들어간다.

 

 

쌍계사 마당의 멋진 연등.

 

모든 생명가진 존재들

마음 편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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