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목장 사이로 난 길을 따라서 이곳 저곳 돌아다녔다.
여성스레 휘어지는 곡선을 경계로 아래엔 풀색, 윗쪽엔 하늘색의 단순한 풍경이 시원하다.
저녁이 되어 붉게 물들어 가는 노을이 펼쳐진다.
아름다움(美)이란 곧 참됨(眞)의 외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침 일찍 일어나 부모님 묘소가 있는 시골 산으로 향한다.
엄마 돌아가시고 1년이 되는 날이다.
어디든
늘 아름다운 곳에서
늘 행복하시길 빕니다.
어머니 아버지께 인사드렸다.
엄마는 교회에 다니셔서, 절은 하지 않는다.
막걸리는 아버지가 계신 쪽에만 드리고, 어머니가 계신 곳에는 드리지 않았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이후 매일 아침 명상하는 습관을 이어오고 있다.
거의 빠지지 않고 20분씩 하는데, 어머니가 마지막 주시고 간 명상 습관을 이어갈 것이다.
은퇴 후에는 아침 저녁 1시간씩 할 계획이다.
종교적 관점을 떠나, 내게 정신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음을 느낀다.
어머니가 심어 놓으신 마당가 불두화가 이맘 때가 되면 하얗게 핀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 날에, 형제들이 모여서 빈약한 잔디에, 500장의 잔디를 보식했다.
내가 트럭을 가지고 해미 잔디 판매 업소로 가서 잔디를 가져왔다.
자연에 거슬리지 않게, 작은 비석을 마련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시골 집앞 산 밑 작은 똘강.
어렸을 때 이곳에서 미꾸라지 버들치(중게기) 가재를 잡으며 놀았다. 겨울에는 썰매를 타고.
전에는 헐벗은 산이었는데, 지금은 나무가 개울 양 옆으로 크게 자라서, 물가로 가면 나무 터널처럼 둥그런 공간이 나타난다. 주변의 모든 동물들이 몰래 몰래 이곳으로 모여들어 목을 축이며 살아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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