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잔영/지리산 빈집살이 & 여행

지리산 주변

자작나무. 2012. 3. 26. 09:25

휴일을 맞아 1박 2일 지리산 쌍계사 주변을 돌아 보았다. 집사람은 먼거리에 있는 지리산 가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터라, 대개는 혼자서 기차 타고 갔다온다.  바람이 차갑게 불어 온도는 낮았지만 그나마 햇살은 좋았다. 특히 강변을 피해서 산자락으로 들어서면 바람이 잦아들고 따뜻한 햇살에 봄기운이 가득하다. 어떤이는 화개를 안방같다고 표현하는데, 이 말이 의미하는 뜻을 알 것 같다. 섬진강변의 마을들은 구례든 하동이든 대개 바람이 강하다. 여름에는 시원해서 좋지만 지금같은 초봄이나 겨울엔 이런 바람이 좋을리 없다. 다만 계곡에 숨어 있는 양지바른 곳은 바람이 나무나 산에 막히어 지내기에 아늑하다.

 

구례(산동)에서는 산수유 축제, 광양(하동인근)에서는 매화축제가 한창이다. 올해엔 날씨는 추워도 많은 인파가 몰린다. 나는 차도 가지고 가지 않았고, 축제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별로 일지 않아서, 그냥 경치 좋은 곳 찾아서 이리 저리 헤맸다. 산수유꽃이나 매화꽃이나 다음 주가 절정이지 싶다. 그래도 산자락 집 앞뒤 여기저기에 핀 노란 산수유 꽃과 향기 가득한 매화 꽃을 보니, 이제는 따뜻한 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산중 토굴에 사는 스님과 배낭에 가지고간 떡과 과자를 먹고, 스님이 채취하신 고로쇠물을 얻어 마셨다. 따뜻한 마당의 대나무 평상에서 시원한 고로쇠물을 마시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화개에서 쌍계사중간 길가의 매화

차밭에 매화꽃이 아름답다.

쌍계사 뒷편의 홍매화.

쌍계사에 딸린 어는 암자 돌담길(쌍계초등학교 쪽)

 

 

불일폭포 가는 길. 불일평전에 있는 휴게소. 전엔 막걸리도 팔고 했는데, 비어 있었다.

불일 평전 휴게소. 집옆 돌탑

산죽길. 조용히 다니기에 좋다.

 

불일폭포. 바로 인근에 불일암이 있다. (법정스님이 머문 송광사 불일암과는 다름).

 

 

불일폭포에서 내려와서 쌍계사. 금당 오르는 계단에서.

햇살 좋은 봄. 사찰

 

대나무로 된 문은 언제 보아도 좋다. 문밖엔 오죽(검은 색 대나무)

 

쌍계사 대나무는 무척이나 굵고 키도 크다.


3채의 집이 있는 산속 마을. 2 채의 집은 스님들이 수행중이고, 나머지 한 집이 비어 있다. 오래전에 지어진 집들인 듯, 아주 낡았다. 산비탈에는 밭을 만드느라 쌓아 놓은, 돌로 된 뚝들이 여기 저기 무너져 내리고 있다. 생활에 필요한 식재료나 생활용품들은 지게로 지고 올라와야 한다. 고로쇠를 채취하는 쌍계사 주변의 아랫마을 사람들이 고로쇠 채취용 호스를 저 윗산 골짜기까지 이어 놓았다.  산을 넘어 내려가면 청학동 안쪽이다.

 

아마 주말에 이따금 한동안씩, 이곳에 머물면서 나무하고 장작 패고 나물 뜯고, 이곳 저곳 산속을 다람쥐처럼 쏘다니게 될지도 모르겠다.  깊은 산속에 전기도 없다고 하니 좋다.  그렇게 하기로 얘기는 되었다. 주중에는 수원에서 할 일하고, 한 2주에 한번정도 내려가서 ㅎㅎㅎ....  근데 조금 멀어서 힘들지 않을지.... 마누라한테 쫒겨나지는 않을지...

 

 

 

 

'삶의 잔영 > 지리산 빈집살이 &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 작은집 II  (0) 2012.05.07
지리산 작은 집 I  (0) 2012.04.09
6월 지리산  (0) 2011.07.04
다시 찾은 지리산 빈집   (0) 2011.05.05
지리산에서 집으로 돌아와서....  (0) 2011.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