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다녀왔다. 1박 2일. 지금은 회사에 다니고 있어 토요일 아침에 기차로 갔다가 다음날 저녁에 돌아와야 한다. 지난 4월에 빈집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온 뒤로 2달여만이다.
구례구역에서 내려 구례읍내까지 걸어서 갔다. 차가 오면 타고 가려 했으나 주변 풍경에 붙들려 연거푸 시내버스 2대를 놓쳐 버리고 나니 구례시내버스 터미널이다. 터미널에서 피아골방면 연곡사까지는 시내버스로 쉽게 갈 수 있었다.
차창밖을 보니 그 동안 산의 빛깔이 나뭇잎의 크기와 더불어 많이 변해 있었고, 산에서 느껴지는 풍만함이 4월의 그것에 비해 그지없이 아늑하다. 하늘에서 떨어져도 푹신한 솜과 같은 숲에서는 둥실 드높은 허공으로 튕겨갈 듯 편안하고 마음은 고요하다.
숲속 고요히 흐르는 적멸. 그 느낌으로 장엄된 연곡사 대웅보전.
경내의 연꽃 연못.
시멘트나 돌로 포장되지 않은 흙길의 연곡사는 그대로 정겹고 엄마품처럼 푸근하다.
지리산 연곡사 일주문.
연곡사에 인접한 작전마을 가는 길. 작전마을에서 우연히 연곡사 부목처사와 함께 저녁을 먹고 연곡사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오다가다 만나는 인연이다.
다음날 아침 일찍 농평마을로 향했다.
농평마을 오르는 길가의 산풀밭. 어릴적 삐비(뻬비)라고 불리는 저 흰 솜털같은 풀을 쇠기전에 먹던 향긋한 기억. 그립다.
비탈길을 오르다 잠시 땀을 식히고 간 빈집. 고즈넉한 분위기, 그냥 아무말 없이 앉아 있다가 마당의 앵두 2알 (몰래)먹고 갔다.
농평마을의 외로운 승복이. (폐교된 자리에 남아있는 그 유명한 이승복 어린이- 나는 공산당이 어쩌고 저쩌고.
지금은 입다물고 그저 가마히 지리산을 바라본다.)
농평마을에 짓고 있는 황**씨 집.
통나무속을 파내고 흙벽에 넣어 그 곳으로 밖을 볼 구 있다.
이렇게 밖이 보인다.
주인장과 잠시 대화. 방바닥이 흙으로 되어 있다. 불을 땠는지 바닥이 따뜻했다.
집 앞면의 안방과 창. 그 밑에서 소꿉놀이 하던 일. 어릴적 기억으로 되돌리는 사진.
그 기억의 흑백 사진속 그 애는 지금은 무엇하고 있을까!! 희미한 기억.
아직 집은 공사중.
당치마을길 옆의 왕보리수. 요놈도 좌우를 돌아본 뒤 모질게 마음먹고 2알 슬쩍. 이크!
농평마을에서 내려오면서 바라본 아래 마을.
부처님께서는 일대사인연으로 이세상에 오셨다고 한다. 참으로 위대한 발걸음이다.
요즈음 나는 어떠한가 뒤돌아 본다. 생계사인연으로 여러사람을 만나며 있는말 없는말 주서섬기며 살고 있다. 부디 지리산의 맑은 기운으로 내 몸과 마음이 깨끗해 지기를... 두 손 모아 본다.
참고> 6월 둘째주쯤 지리산에 다녀와서 7월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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