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여행

가평 연인산

자작나무. 2015. 5. 25. 20:06

집에서 50km 남짓 거리인 가평 하면 상판리 주변의 산에 자주 갑니다. 악산 청계산 명지산 연인산 등 4개의 산이 빙 둘러싸고 있는 마을입니다. 남쪽방향으로 길이 나 있고 동 서 북 세 방향은 산만 보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이 끼어있는 긴 휴일이어서 텐트를 가지고 가서 1박하고 연인산에 올랐습니다.

 

텐트속에서 잠자다가 일어나서 하늘을 바라보니 어렸을적 보았던 하늘처럼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별들의 별빛은 수백년에서 수천년전에 생겨나서 내 눈에 도달한 과거의 빛입니다.  기껏해야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아등 자연책에서 배운 몇개의 별자리밖에 모르지만 별들을 바라보며 우주의 신비와 생물체의 존재와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등, 희론에 해당하는 문제에 골똘히 몰입하기도 하였습니다. 시간도 공간도 존재하지 않으며, 찰나의 생멸에 불과한 무상한 세계의 100년이 어느 면에서는 길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호기심과 열정이 지배하는 어린시절과 청년기를 지나고 돈과 씨름하고, 실제적 생활과 마딱뜨려서 몇십년 지내다 보니, 생명체가 죽음에 이르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돈과 시간이 남아돌아도 시간을 보내는 일은 피곤한 일이 될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죽음은 항상 두려운 그림자입니다. 느끼는 삶 자체의 피곤함이 점차 커지고, 죽음의 두려움이 작아지다가, 어느 시점에는 피곤함과 두려움의 크기가 역전되어, 피곤함이 더 커지는 시기가 오면 죽음도 더이상 두렵지 않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노인들이 느끼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정도는 젊은이가 느끼는 그것보다 훨씬 적다는 느낌입니다. 자연에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노정이 이런 것이지 싶기도 합니다.

 

자연에서의 생활은 그래도 언제나 즐겁습니다. 산밑 계곡에 텐트를 치려해도 텐트를 칠 자리가 요즘엔 없습니다. 모두 돈을 받고 자리를 대여해 주는 장사들입니다. 왁짜지껄한 곳은 별로 취향에 맞지 않아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조용히 밤을 지냈습니다. 선선한 공기에 어둠이 내려앉은 산자락의 능선이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내고 사위가 조용해지면, 이런저런 상념들도 일어나지만, 총총 별빛이 내리는 하늘에 스미어 있는 원초적이고 태고적 스타일의 고요함과 신비스러움이 내마음을 차분하게 정화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합니다.

 

 마을입니다. 이곳에서 윗쪽으로 300m쯤 올라가면 공원도 있고 산속마을이 나타납니다.

 

 

명지산과 연인산 아래입니다.

 

 

 

어두워진 산자락입니다. 텐트속에서 바라보이는 고요한 산의 모습입니다.

 

주변에 있는 공원입니다.

 

 

 

아침에 공원에 살짝 들어가 봅니다. 아주 멋진 경관을 가진 공원입니다.

 

 

 

 

 

아침입니다. 밥, 김치, 청양고추 1개, 고추장, 참외, 토마토, 막걸리.

 

 

연인산 등산로 입구입니다.

올라가다가 꽃이 참 예뻐서 자세히 보았는데, 이름은 모릅니다.

 

 

 

 

 

 

 

 

날씨도 좋고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산에는 꽃들도 많은데 이름을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하나 찾아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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