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층에 사는 이웃 형님의 주말 주택에 다녀 왔다.
주변 청풍명월의 고장을 둘러 보고, 저녁에는 고기도 구워 먹었다.
아침에 일찍 출발하여, 조금 피곤하기는 했지만,
즐거운 하루였다.
방울 토마토, 가지, 고구마, 상추, 고추, 호박, 오이, 열무, 대파, 취, 대추나무, 아로니아, 뽕나무, 들깨가 심어져 있다. 방울 토마토가 붉을 빛으로 익어간다
구소련 시절에 정부에서 도시 직장인들에게 일정한 규모(약 180평)의 토지를 무상으로 분배하여,
대부분의 도시인들이 '다차'라고 불리는 주말농장 또는 휴양시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다차에는 통나무집에 사우나 시설을 하거나, 작은 텃밭에 여러 종류의 야채를 심고,
주말이나 휴일에 가족이 모여서 휴식을 취한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도 시골이나, 경관이 좋은 곳에 추가로 주택를 마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작은 텃밭에 토마토 상추 등 야채를 심고 가꾸거나, 아니면 좀더 럭셔리한 숲속 별장에서
휴식을 즐기기도 한다. 도시 생활에서 오는 피로감을 회복하고 생기있는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도시 생활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생활양식, 경제활동 패턴의 변화로 불가피하게 수십년을 도시에서 살지만,
무미 건조한 생활과 또다른 이유로 도시 탈출 또는 도피를 추구한 적도 있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시골을 포함해서 전체적인 사회 구조적 시스템이 산업화에 맞추어서 짜여진 지금,
시골이나 산속에서 살아도 예전같은 감성과 정취와 정을 생각하는 머릿속의 그림은,
지난시절 향수에 어린 꿈같은 노스탈지아에 다름 아닐 수도 있다.
그래도 나는 그것을 꿈꾸며 산다.
비록, 훗날, 요양원의 침상에서 온종일 생활하는 어머니처럼,
원치 않는 생활이 현실이 되어 덮쳐오더라도,
기억이 사라지는 날까지 그 침상에서는
그런 생활을 꿈꾸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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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 자리한 집앞, 더덕 덩굴이 멋지다.
의림지
가끔 나도,
작은 오두막을 지을만한 곳이 있는지 살피며 다닐 때가 있다.
한편으론 유목민 기질이 잠재되어 있는지,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나이들어감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제주도로 이사가고 싶다가,
어떤 때는 섬으로 이사가고 싶다가,
산속으로 이사가고 싶다가,
태국이나 몽골로 이사가고 싶다가,
바닷가로 이사가고 싶다가,
그냥 여기서 대충 살고 싶다가,
대개는 이런 경우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젊은 시절 나를 인도해 주신,
역마살, 그것이 찾아오면....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