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잔영/창문에 비친 세상

시간은 과거만 있나요

자작나무. 2017. 5. 26. 20:02



어린 시절의 기억 희미합니다.

시골 산과 들을 내달리고

냇가에서 둠벙에서 미역감으며 놀았습니다.

새집도 찾고 삐비도 뽑아 먹으며

헤떼기도 불었습니다.


가난했던 시절

산등성이 너머로 땔감을 구하러 가서

나무를 지게에 지고 올 때

산비탈의 마른 억새풀들

바람에 울었습니다. 


무심히 시간이 흐르고 

북한 흰머리 감추려고 거울을 보며

혼자 염색을 합니다.


그 시절 재빼기에 앉아서 담배피던 어른들,

농삿일에 검붉고, 굵은 주름살 투성이, 삐뚤어진 이빨을 가진

아버지 또래 어르신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대부분 세상을 떠나갔습니다.


산과 들을 내닫던 친구들

50을 돌아 60으로 갑니다.

가끔 내 나이가 생각나지 않아

집사람에게 내 나이를 묻기도 합니다.


세월이 흐르고

조금 서글프긴 하지만 

어느덧 이렇게 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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