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잔영/창문에 비친 세상
일상..
자작나무.
2011. 1. 6. 21:03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지내고 있다.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 이외에는 하는 일이 없다.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보는 것이 회사생활할 당시의 희망사항이었는데, 막상 몇달을 그리하고 있자니 따분하고 지루하다. 도시에서 하는일 없이 그냥 오랜동안 지낼 수 있다는 것은 큰 능력임을 알 것 같다. 정신력이 강해야 한다. 아니면 산으로 들로 나다닐 호주머니사정과 함께할 동종의 부류가 옆에 있어야 가능할 거다.
인근의 광교산에 달봉이(푸들)와 둘이서 오르는 일은 한의사 선생님의 권장사항으로 자주 산에 가는데 산객들중에 이제는 나는 몰라도 달봉이를 알아보는 분들이 많이 있다. 달봉이는 특이하게 신발을 신고 다니기 때문이다. 사실은 발에 묻은 흙을 물로 씻기기가 귀찮아서 신발을 사용하는데, 사람들이 주인을 잘 만나서 호사한다고 말할 땐 괜히 민망하다.
요즘의 유일한 정신적 평화는 내 상상이 지리산을 헤메는 것으로부터 온다. 지난 가을 의신마을에 집터 구하는 일이 무위가 된 뒤로 다른 곳을 물색하고 있는데 쉬이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주변의 환경이 중요하다. 어쨓든 3년쯤 뒤에는 내가 지리산에 있기를 바랄뿐이다. 요즘같이 추운날 호젓이 불피우고 구들방의 온기를 받으면서, "밖의 새들과 짐승들은 춥지 않게 지내는가 ?" 하시던 과거 아버지의 걱정을 몇 년 뒤에는 내가 되뇌며 지리산을 덮고사는 날을 꿈꿔본다.
베란다 화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