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미얀마

바간 부퍼야 & 햄버거

자작나무. 2020. 8. 14. 12:57

코로나 확산 이전에 여행한 미얀마 바간.

2020. 01. 27-28

 

이곳은 우리가 묵은 곳이 아니고, 바간에서 제일 비싸다는 호텔.

햇빛이 강한 점심 때, 아내가 돌아다니기 피곤하다고 해서,

이곳에 들러, 수영장 옆 그늘에서 식사만 함(1/28).

대략 1박 40 만원. 인터넷 잘 뒤져서 할인 받으면 10 만원 쯤. 

 

 

 

 

 

아보카드 샐러드

멀리에서 보면, 이라와디 강변에 금빛으로 빛나는 부퍼야(파고다)에 가기 전에,

배가 고파서 식당을 찾다가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오토바이를 타고 찾은 곳.

이미 점심 때가 지나서 사람이 별로 없다. 서양 사람이 많이 온다고... (1/27)

 

색깔이 좋은 햄버거 & 칩스

 

검정색 빵 버거. 주인에게 물어보니 Bamboo Charcol을 활용했다고...

 

 

트립 어드바이저에 맛집으로 소개된 집. 서양 사람이 많이 옵니다.

미얀마 바간의 식당들 건물은 그리 신경을 많이 쓰지 않습니다.

경제가 어렵고, 소득이 낮은데다가, 날씨가 춥지 않아서 대개 이렇게 헐렁합니다.

 

 

 

저녁을 먹은 곳.

식당 카운터에서 테이블 표시 숫자에 계산용 메모를 꽂아 놓고, 계산합니다.

재미 있습니다. 아직 컴퓨터 미보급.

 

식후에 이라외디강 보트 투어. 석양 사진 촬영하려고...

이라와디강에는 많은 보트들이 강변에 정박해 있다가, 관광객이 오면 흥정을 하고 뱃놀이를 나갑니다. 주로 저녁쯤, 서산으로 해가질 무렵, 하늘이 붉게 물들기 전에 사람들이 몰립니다. 배를 타고 해가 지는 황혼을 감상하면, 아름답다고 소문나 있기 때문입니다.

 

내려가서 살펴보니 배안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아이를 세수시키고 있는 배가 있어서, 그 배를 택했습니다. 숙식을 이곳에서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조금 가난해 보이는 부부고, 손님도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중국 관광객이 많습니다.

 

아마, 이글을 포스팅하는 9월, 코로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관광 산업이 올스톱 상태인 상황에서, 이곳의 식당들과 호텔들과 이런 배를 운행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을지 조금 걱정이 됩니다.  미얀마 사람들이 워낙 선량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제 머리에 각인되어, 연민의 마음이 저절로 생겨 납니다. 전에 제가 오토바이를 빌린 가게 주인은, 고작 2대의 오토바이로 허름한 사무실도 없이, 나무 밑에 오토바이를 놓고, 영업을 하는 사람이었는데, 손님이 끊겼을 겁니다. 아마 창업 초기라고 보여졌습니다. 

 

불교에서, 보시는 가장 쉽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복을 짓는 수단이라고 합니다. 언젠가부터 국제 난민 자선 단체에 매월 조금씩 기부금을 냈습니다. 그리고 미얀마에서 돌아 와, 이를 중단시키고, 미얀마 사람들, 특히 이곳 어린이나 여성을 돕는 자선단체를 찾아서 그곳에 기부금을 내려고 했는데, 아직 마땅한 단체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큰 단체는 운영 자금으로 대부분의 기부금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적은 돈이라도 내면, 뭔가 도움을 주었다는 마음에 스스로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이런 마음을 가지면 큰 복은 안된답니다. 

 

제가 자주 보는 블로그에서, 봉사나 자선활동, 기부금을 내는 사람들 이야기를 자주 봅니다. 그분 이야기로는 수입의 5%를 기부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합니다. 저는 어림없는 금액이라서, 수입 대비 조금 더 내는 것이 맞을 것 같은 생각인데, 탐심이 막아서니 더 깊이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어차피 죽을 때 돈을 가져가지 못하고, 어차피 죽을 것이고,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은 잠시만 내게 머무는 돈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정화만 내게 종국적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에서 나이가 40쯤 되어보이는 네덜란드 아저씨가 뭘 물어봐서, 잠시 이야기를 했습니다. 히딩크 감독의 나라라서 히딩크 이야기를 하니, 놀랍다는 듯 관심을 나타냅니다. 그러더니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부인인지 여자를 데리고 와서는, 이 사람들이 자기 나라의 히딩크를 잘 안다고 여자에게 말하면서, 많은 호기심을 보입니다. 자기 나라 사람을 잘 아는 동양의 사람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자랑스러운가 봅니다.

 

대부분의 네덜란드 사람들은 히딩크를 한국사람들이 아주 잘 안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아마 이분들은 그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던 듯 합니다. 그런데 어떤 서양 사람들은 '한국 자체를 모른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 생각과 다릅니다.

 

1994년 호주 시드니에서 잠시 머문 적이 있습니다. 그때 방이 2개인 쉐어 하우스(작은 아파트)에서 대략 3개월간 머무른 적이 있는데. 네덜란드 아가씨와 영국 아가씨가 같은 방을 쓰고, 저와 네덜란드 청년(이름은 피터)이 같은 방에서 생활한 적이 있습니다. 그 네덜란드 아가씨의 이름은 '헨리 에떼 헤링거'라고 했고, 영국 아가씨는 '사라'라고 했는데, 특히 네덜란드 아가씨가 마음이 착하고, 도움을 많이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 아가씨가 레스토랑에서 파트타임 일을 하고, 제게 남은 음식도 가져다 주고, 쿠키같은 것도 주었지요. 거실과 부엌과 욕실은 같이 썼는데, 거기에 있던 요리용 팬 등 용품을 쓰고나서 나중에 보니, 그게 그 아가씨 개인 소유물이더군요. 그걸 알고 조금 미안했는데, 써도 아무런 말도 안하고, 항상 친절했습니다. 그래서 제게 네덜란드 사람은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어 있습니다. 피터도 제게, 전통 음식이라면서 팬케이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 때 저는 심적으로 조금 위축되어 있었는데, 사람은 동 서양 모두 비슷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때 에피소드.

그곳 사람들은 취침시에 방문을 조금 열어 놓고 잡니다. 여자들 방인데도 항상 방문을 조금 열어 놓고 잡니다. 잘 모르겠지만 문화 관습인 것 같기도 하고요(다른 사람들도 그랬음). 피터와 사라가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기 전까지, 저와 그 아가씨가 한집에서 둘이 살았습니다. 그래도 방문을 그대로 열어 놓고 잡니다. 문화의 차이를 느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이 집에 들어오기 전, 한국 청년이 이곳에서 함께 살았다고 합니다. 그 청년이 같이 쓰는 냉장고에 신 김치와 새우젖을 가져다 놓고 먹었답니다. 그 때 상황을 피터가 코를 막으며 말하기를, "Awful"이라고 하더군요. 김치 냄새가 어때서 ?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역겨울 수 있습니다. 저도 태국 음식 중 똠양꿍을 우연히 접했을 때, 마찬가지였으니까요. 후에 똠양꿍의 냄새는 허브 중 고수(현지어 팍치)의 냄새라는 것을 알고나서는 화장실 상상이 더이상 들지 않아서 괜찮아졌지요. 그 때 피터가 화장실 상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또, 그 청년이 밤에 몰래 헨리와 사라의 방을 엿보았다고 합니다. 결국 집주인에게 사실을 알려서, 내보냈다고 ... 그 얘기 듣고 기분이 드러웠던 기억. 이런 얼뻥한 애들이 있습니다.

 

한국인에 대한 선입견을 가진 상태에서 제가 룸메이트로 오니, 내내 의심하면서 지내다가, 시간이 지나, 저와 그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이런 사실을 제게 말해 주더군요. 한국 사람이 모두 비슷할 줄 알았는데,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저는 물론 새우젖은 안먹었습니다. 몇 개월 후, 시드니 시내를 걷다가 타운홀에서 우연히 피터를 만났는데, 뉴질랜드 여행에서 온다면서 아주 반가워했습니다. 청년시절 지나간 이야기입니다.